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184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굼즈 사람들에게 있어서 죄에 대한 관념이 매우 희박합니다. 간음과 살인, 그리고 도적질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데, 이 빈번함은 죄의 심각성에 대한 몰이해를 떠나 아예 죄에 대한 인식의 부족에 기인합니다. 이러한 일들이 죄의 개념에 가깝다기 보다는 남에게 끼친 피해의 개념에 가깝습니다. 많은 경우에 있어 오히려 이러한 일들은 남성들에게 있어서는 남성상을 보여주는 일이나 미덕으로 격려되어 지기도 합니다.

강간이나 간통은 아주 빈번하며 또한 종종 당연한 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남녀 노소를 물론하고 강간이나 간통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것은 공동체의 큰 문제로 취급되지 않습니다. 물론 강간을 당한 피해자 측은 즉시 화를 내고 보복을 가하려고 할 것입니다. 가해자의 가족들은 잠시 몸을 피하게 되고 즉시 마을의 장로들의 중재가 이루어 집니다. 장로가 아닌 공권력에 의지하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요 실제로 굼즈 안에서 일어나는 사고 사건들에 대해 공권력은 무능합니다. 장로들의 중재에 따라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피해의 크기에 따라 적당한 보상을 지불합니다. 피해의 크기는 이것이 근친상간이었는지, 집단 성폭행이었는지, 단순 강간이었는지에 따릅니다. 근친상간도 아비의 첩과의 관계인지, 형제의 아내와의 관계인지, 같은 씨족 안에서인지, 아니면 다른 씨족과의 관계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보상은 보통 소나 양, 혹은 염소로 이루어지고 종종 그 위에 돈이 더해집니다. 한편 여자들은 대부분의 경우 강간을 당할 때 저항을 하지 않는데, 이는 강간은 수치가 아닌 한편 강간을 당할 경우의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간의 결과로 여자가 아기를 임신 했을 경우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태어난 아기는 가해자의 소유가 아닌 강간 당한 여자의 남편 혹은 시집에 소유가 됩니다. 물론 남편이 화를 참지 못해 태어난 아기를 죽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옹에의 아들 워케는 자신이 감옥에 있을 때 아내가 동생과 관계를 맺어 아기를 임신하였는데, 아기가 태어나자 마자 아내로 하여금 직접 웅덩이를 파게 하고 아기를 생매장하도록 하였습니다.

살인은 남자라면 마땅히 가져야 할 경험입니다. 특히 다른 부족이나 씨족 사람을 죽인 살인자는 영웅으로 취급 받습니다. 살인자는 한동안 상석에 앉게 되고 살인자의 아내도 마을 사람들로부터 샘에서 물을 먼저 긷게 하는 등의 배려를 받게 됩니다. 살인을 많이 한 사람이 그 씨족의 추장 내지는 장로로 추대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어떤 이들은 자신들의 목 뒤에 칼 자국을 내는데, 칼 자국의 숫자는 이들이 살해한 사람들의 수를 나타냅니다. 사람들은 신생아에게 이름을 줄 때 살인을 저지른 영웅의 이름을 따서 주기도 합니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 마을을 방문한 사람의 이름을 따서 이름을 붙여 주는 것이 일반이지만 종종 이처럼 영웅의 이름을 따서 아이의 이름을 부르기도 합니다. 간혹 자신들의 원수의 이름을 따서 부르기도 하는데, 글이 없는 이들로서는 원수를 잊지 않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갓사스 마을에서 태어난 오베의 아들은 야레드 또는 월로라는 이름으로 불려집니다. 이 아이가 태어나기 바로 얼마 전에 월로 부족 출신의 야레드라는 자가 추장의 두 번째 아내를 살해하고 도망을 갔기 때문에 이 자의 이름을 잊지 않기 위해 아이의 이름을 야레드로 지어 준 것입니다.

살인에 대한 보상은 강간이나 도적질 등의 다른 것들과는 다릅니다. 살인은 반드시 보복되어야 합니다. 한 사람이 죽으면 반드시 가해자의 씨족 중 누군가가 그 피의 대가로 살해당해야 합니다. 보복 살인은 즉시 이루어 질 수도 있지만 가해자 측의 경계와 방어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보복 살인이 수년 후에 이루어 질 수도 있습니다. 두베고야 마을에서 있었던 살인 사건은 10년 전에 있었던 살인 사건에 대한 보복의 결과였습니다.

보복 살인이 이루어 질 때까지 두 씨족은 원수 관계로 남아있게 되고 두 씨족 간의 교류는 완전히 단절됩니다. 언제 살인이 일어날 지 모르기에 마주치는 것을 피하는 등 경계를 늦추지 않습니다. 이 원수 관계는 보복 살인이 행해져도 쉽게 풀리지 않는데, 보복 살인을 당한 자의 직계 가족이 또 다른 보복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씨족이나 씨족 아래 단위인 마을 간의 원수 관계는 살인 후에 살인의 형태로 여러 세대를 지속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다치야 씨족에 속한 카바다 마을 사람들과 아만암바의 사람들은 살해와 보복 살해의 반복으로 오랜 세월 동안 원수 관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살인자를 영웅시하는 굼즈 사회에서 어는 씨족이나 마을을 막론하고 원수관계가 없는 씨족이나 마을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따라서 굼즈 남자라면 심지어 어린이들까지도 손에 활이나 총을 들고 다닙니다. 길을 가거나 밭일을 할 때 심지어 자신의 마을 안에 있을 때에라도 항시 활이나 총을 지니고 있는 것은 혹시 모를 원수들로부터의 보복이나 살인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원수 관계는 드물기는 하지만 간혹 다른 씨족의 장로들의 중재로 해소 되기도 합니다. 이 중재는 물론 살인과 보복 살인이 이루어 진 이후에나 가능합니다. 굼즈의 장로들은 보복 살인이 이루어 진 후 또 다른 살인을 막기 위해 중재를 모색하는데, 중재는 대개 피해 보상으로 마무리 됩니다. 구체적으로 살인자나 보복 살인자가 각자의 피해자의 직계 가족에게 가축으로 손해 배상을 하는 것입니다. 씨족 간의 오랜 원한 관계를 풀 경우는 피해 보상과 더불어 쌍방간에 여자 아이를 아내로 제공함으로써 화해를 이루기도 합니다. 돈 리차드슨(Don Richardson)이 경험한 화해의 아이(peace child)의 한 형태인 것입니다.

vol3_poto.jpg

이처럼 굼즈에서 행해지는 나쁜(Manasma) 짓들은 죄를 지은 것이라기 보다는 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힌 것입니다. 피해는 보상을 하면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바라 할아버지는 당나귀와 수간을 하다가 걸렸는데, 그는 당나귀에 피해를 입혔기에 당나귀 주인에게 가축을 손해 배상으로 갚음으로 그의 나쁜 짓을 해결하였습니다. 한편 거짓말 같은 것은 나쁜 짓 측에도 끼지 못하며 오히려 일상입니다. 살인과 강간, 도적질 등의 나쁜 짓들은 사람이 저지르는 것이지 일반적으로 영이 유도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나쁜 일들에게 대한 영의 심판은 없습니다. 이런 나쁜 일들은 드러나지 않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부다(Budah) 귀신에 걸려 남을 아프게 하는 등의 피해를 입히는 경우는 살인 강간, 도적 등과는 다른 특별한 경우요 이것은 특별하게 처리되어야 합니다. 물론 이것도 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힌 것이지 죄는 아닙니다.

2007. 11. 28 엄경섭 선교사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